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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역설’...AI가 절약해준 시간, 잡무에 쓴다

· 한국어· 조선일보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으레 메신저 단체 대화방부터 만들어진다. 대면 회의는 가급적 짧게 줄이고, 보고는 그때그때 메신저로 처리해 생산성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직장에서 협업 툴과 메신저가 일상이 된 지 오래고, 생성형 AI의 등장 이후 이메일과 보고서 작성 시간도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 눈부신 기술 발전 덕분에 우리는 분명 예전보다 훨씬 효율적인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더 좋은 도구로 업무를 더 빨리 처리하고 있는데, 우리의 생각도 그만큼 깊어지고 있는 것일까? 최근 미국의 신경과학자인 제러드 쿠니 호바스는 Z세대(1997~2012년생)가 이전 세대보다 훨씬 많은 기술에 둘러싸여 자랐음에도 주의력, 기억력, 읽기 능력, 수학 능력 등 인지 측정 영역 전반에서 오히려 취약해졌다고 지적하였다. 실제로 미국은 2002년 메인주의 노트북 컴퓨터 보급 정책을 시작으로, 지난 20여 년간 교과서를 대체한다는 명분 아래 학교에 대규모로 디지털 기기를 도입했다. 더 많은 정보에 쉽게 접근하면 학생들이 더 잘 배울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학교에서 컴퓨터를 더 많이 사용할수록 학생들의 성취도는 오히려 낮아지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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