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전기 없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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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년 네팔 대지진으로 전기가 끊기며 수도 카트만두는 암흑천지가 됐다. 당시 1주일 동안 현장을 취재한 동료 기자는 전기가 없어지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직접 체험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문명의 실종이었다. 수세식 화장실이 막히자 사람들이 하나둘 건물 밖으로 나가 땅을 파고 용변을 보기 시작했다. 휴대전화는 통신 두절 상태에 빠졌다. 상·하수도가 끊기며 먹을 물도 씻을 물도 사라졌다. 사나흘쯤 되자 사람들은 근처 개울물에 들어가 몸을 씻기 시작했는데 그마저도 곧 몸을 담글 수 없을 정도로 수질이 더러워졌다. ▶전기가 끊기면 사소한 일상부터 유지하기 쉽지 않다.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한국의 시골엔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곳이 많았다. 필자의 어머니는 호롱불 아래서 살았다. 여름에 더우면 행여 남이 볼까 봐 캄캄한 밤에 동네 앞 개울로 나가 목욕을 했다. 전기 없던 시절의 삶이었다. 냉장고는 꿈도 못 꿨고 아이스박스가 전부였다. 그런데 누구나 냉장고를 갖고 사는 지금, 오히려 정전 대비 아이스박스가 꼭 필요하다고 한다. 냉장고 안에 둔 음식이 상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한계는 4시간이어서 전기가 오래 나가면 아이스박스에 음식을 옮겨 둬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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